조정이혼 [정희진의 낯선 사이]성폭력, 빌 코즈비의 경우
작성일 26-04-05 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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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또또링 조회 1회 댓글 0건본문
지난 2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1심 법원 배심원단은, 코미디언 빌 코즈비(88)가 1972년 레스토랑 직원을 성폭행했다고 보고 1925만달러(약 287억원)를 배상하라고 평결했다. 그는 당시 피해 여성에게 와인과 알약을 건넨 뒤 성폭행했다. 코즈비 측은 혐의를 부인하며 항소 의사를 밝혔다. 코즈비가 성폭행 사건으로 거액의 배상 책임을 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2022년에도 10대 소녀를 성추행한 사실이 인정돼 50만달러를 배상한 바 있다. 캘리포니아주는 피해자가 미성년일 경우 오랜 시간이 지나도 민사 소송이 가능하다. 코즈비는 2014년 ‘미투(Me Too·나는 고발한다)’ 운동 이후 50명 이상의 여성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미투 운동이 시작된 뒤 미국 유명 인사 중 처음으로 성범죄 유죄 선고를 받았다(경향신문 인터넷판 3월24일자 참조).
코즈비는 약물을 사용했고 피해 여성은 수십명에 이른다. 죄질이 좋지 않은 상습범이다. 그럼에도 이 뉴스를 접한 사람들은 287억원의 배상금에 눈길이 가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유명한 부자 남성’에게 성폭력을 당하고 거액의 배상금을 받는 사건은 미디어의 단골 뉴스거리다. 이런 경우 남성 문화는 성폭력으로 인한 배상 액수가 “너무 많다”고 생각한다. ‘강간도 아니고’ 성희롱이나 추행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평범한 남성의 가해 사건은 뉴스가 되지 않는다. 성폭력은 언제 어디서나 발생하는 일상적 사건이어서 그것을 다 보도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유명인 중심 보도는 성폭력 문제의 본질을 호도하고 이들의 사례가 성폭력 전반의 모습인 양 일반화하기 쉽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도 유명 뮤지컬 배우, 국회의원이 성폭력 관련 혐의로 재직 중인 학교에서 징계를 받거나 소속 정당을 탈당했다. 가해자가 유명인이면 “커리어가 아깝다” “한 번 실수에 인생 망쳤다” “큰돈 날렸다” 등 가해자의 처지에 감정 이입하는 남성 문화를 양산한다. 성폭력을 범죄 행위가 아니라 윤리적, 인격적 매장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성폭력 사건이 피해 여성의 인권 침해 정도에 의해 평가되는 것이 아니라 가해 남성의 사회적 지위에 의해 규정되는 것은 매우 중요한 함의를 가진다. 가해 남성이 일반인이면 ‘엽기적’이거나 극도로 폭력적인 경우에만 보도되어, 이 문제를 일부 남성의 일탈 문제로 국한시킨다. 성폭력 피해 배상 액수는 물론이고 배상 여부 자체가 가해 남성의 계급에 의해 달라지는 문제를 어떻게 봐야 할까. 이 이슈는 남성 문화가 성폭력 피해 여성을 ‘꽃뱀’과 ‘피해자다운 피해자’로 구분하는 문제와 맞닿아 있다.
일단 한국 사회에서는 ‘성폭력’과 ‘성폭행’ 개념이 합의되어 있지 않다. 좋은 의미에서 개념의 경합이 아니라, 임의로 사용된다는 데 문제가 있다. 이 글에서는 가장 ‘약한’ 개념인 자유주의적 의미에서 “타인의 의지에 반(反)하는 모든 행위”라는 뜻에서 폭력, 성폭력으로 표기한다.
가해 남성이 누구인가의 문제
그러나 ‘성폭력’도 여성에 대한 폭력(violence against women), 젠더 기반 폭력(gender based violence) 전반을 대표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성폭력은 여성에 대한 폭력의 줄임말이지만, 한국 사회에서는 대개 강간(rape)으로만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성추행, 성희롱, 성적 괴롭힘, 교제폭력은 강간보다 ‘가벼운’ 사안으로 간주된다. 심지어 최근에는 왜곡되기 쉬운 개념인 ‘성비위(性非違)’라는 단어도 빈번하게 사용되고 있다. 비위는 법을 어겼다는 의미지만 “성비위”라고 하면, 법적·정치적 문제라기보다 ‘비위(脾胃)’라는 이미지가 동반된다.
남성 문화, 성기 중심 문화에서는 강간과 추행이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여겨진다. 전자는 심각한 훼손이지만 후자는 가벼운 문제라고 여겨진다. 물론 피해 여성의 입장에서도 여성에 대한 폭력의 정도가 모두 동일한 것은 아니다. 강간이든 추행이든 물리적 폭력으로서 ‘강도’는 사안에 따라 모두 다르게 평가되어야 한다. 성폭력 판단은 매뉴얼적인 사고방식이 아니라 맥락적, 상황적 인식이 중요한 이유다.
가부장제 사회에서 여성의 ‘남성의 몸에 대한 접근권’과 남성의 ‘여성의 몸에 대한 접근권’은 대단히 비대칭적이다. 여성에 대한 폭력은 이성애부터 강간까지 모두 여성다움과 남성다움이라는 성역할에 기반해 있다. 성역할을 문제 삼지 않으면 성폭력 근절이 요원한 이유다. 그래서 성폭력 피해는 그 경중이 본질적으로 다르다기보다 가해자가 누구인가, 가해 상황, 피해자와 가해자의 관계 등 사건 전반의 문맥에 따라 다르다.
가해자의 계급·국적·지위에 따라 성폭력의 성격이 규정되고 피해자의 지위가 달라지는 문제는 5·18이나 4·3에서 국가폭력으로 발생한 성폭력과 전시 성노예 제도에서 두드러진다. 외세나 국가, 공권력에 의한 성폭력은 일상에서 일어나는 폭력과 다르다고 여겨진다. 그러나 분쟁 시 성폭력은 남성 문화의 일부로써 일상에서의 성폭력과 연속선에서 발생한다.
과거(?) 주한미군의 한국 여성에 대한 성폭력은 비가시화되거나 민족 모순으로 여겨졌다. 반면 한국 남성에게 당하는 성폭력은 사소화되거나 정치적 사건으로 여겨지지 않았다. 성폭력은 여성에 대한 폭력이 아니라 남성들 간의 정치적 대립 구도에 따라 그 성격이 규정되고, 피해 여성의 인권은 삭제되어 왔다.
성 산업에서 여성의 섹슈얼리티를 어떤 남성이 구매하는가 역시 여성의 ‘몸값’과 지위를 결정한다. 1970년대 주한미군 중 흑인 병사를 상대하는 ‘기지촌 여성’의 수입은 백인 병사의 경우보다 낮았기 때문에 그녀들은 흑인 병사를 거절하는 경우가 많았다.
공동체의 사회적 배상으로
몇해 전에는 성매매방지법이 시행 중임에도 불구하고, 집결지(사창가)에 “우리는 이주노동자를 받지 않습니다”라는 플래카드가 걸린 적이 있다. 이들이 이주노동자를 상대하지 않는 이유는 흑인 주한미군의 경우를 상기시킨다(이주노동자와 장애 남성도 내국인이나 비장애인과 똑같은 성 구매권을 가지는 것이 평등인가? 당시 일부 노동계는 이를 이주 남성 노동자에 대한 “인권 침해”라고 항의했다).
민사 사건에서 성폭력 피해 배상액은 언제나 논란거리다. “합의금”이라는 말부터 사라져야 한다. 가해 행위에 대한 합의(合意), 의견 일치는 있을 수 없다. ‘같은 성폭력’을 당했는데, 어떤 여성은 수백억원의 배상금을 받고 어떤 여성은 그렇지 않다. 전자의 경우 끊임없이 남성 문화에 의해 ‘진정한’ 성폭력과 그렇지 않은 성폭력을 구분케 하고 희화화된다.
성폭력은 사인(私人) 간에 발생하는 범죄지만, 철저히 사회적 구조에 따른 젠더 권력관계에 기반해 빈발하는 폭력이다. 남성은 누구나 잠재적, 실제적 가해자가 될 수 있으며, 여성은 누구라도 피해자가 될 수 있다. 남성이 잠재적 가해자로 간주되는 이유는, 성폭력을 저지르는 일부 남성의 존재 때문이다. 이로 인해 남성은 단지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 것만으로도 ‘좋은 남성’이라는 지위를 부여받게 된다. 이처럼 성폭력은 남성의 문제(men’s problem)이다.
성폭력이 ‘돈’ 문제가 되지 않으려면, 가해자와 피해자 간의 개별적 배상 대신 국가와 사회 그리고 공동체 차원에서 피해자에 대한 보호 조치와 배상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 성폭력과 관련한 여성 인권 기구가 정부 기구에서든 사법부에서든 상시적으로 운영되어야 한다. 그 위원회에서 성폭력 피해 ‘정도’에 따른 배상액이 정해져야 한다. 그 재원은 국민의 세금이 아니라 성폭력 유죄 판결을 받은 가해자가 내야 하고 이를 강제하는 기구가 필요하다.
당연히 논쟁적이고 어려운 문제이다. 성폭력 피해는 개별 여성의 몸에서 감각된다. 계량화(計量化)하거나 법정에서 정확히 다루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지금처럼 가해 남성의 계급에 의해 피해액이 정해지는 것은 성폭력을 성매매화하는 것이다. 사회적 논쟁이 불가피하지만, 논의를 시작하는 것에서부터 문제 인식이 시작될 수 있을 것이다.
지난해 국민 10명 중 8명이 우리 사회 ‘보수와 진보’ 간 갈등 정도가 심각하다고 인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4년 주거 취약 가구가 7년 만에 다시 늘어나는 등 취약계층 삶의 기반은 악화했다.
지난해 외롭다고 느끼는 비중은 줄고 여행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는 등 긍정적인 변화도 확인됐다.
국가데이터처가 31일 발표한 ‘2025 한국의 사회지표’를 보면, 지난해 ‘보수와 진보’의 갈등을 심각하다고 꼽은 국민 비중은 80.7%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3.2%포인트 늘었다. 이는 2024년 12·3 내란 이후 국민 인식이 처음 반영된 수치다.
‘보수와 진보’의 갈등 인식률은 8개 항목 중 가장 높았다. 이어 ‘빈곤층과 중·상층’(74%), ‘근로자와 고용주’(69.1%) 순이었다. ‘근로자와 고용주’(66.4%→69.1%), ‘종교 간’(51.8%→52.0%) 분야에서는 갈등 인식률이 1년 전보다 각각 2.7%포인트, 0.2%포인트 확대됐다.
연령대별로 보면, 30대는 다른 연령대에 비해 ‘빈곤층과 중·상층’ ‘근로자와 고용주’ ‘수도권과 지방’ ‘종교 간’의 사회갈등 인식률이 높았다. 19~29세는 ‘보수와 진보’ ‘개발과 환경보존’ ‘노인층과 젊은층’을 갈등관계로 보는 비율이 높았다. 50대는 남녀 갈등 인식률이 가장 높았다.
빈곤층의 주거 환경은 나빠졌다. 2024년 기준 최저 주거 기준에 미달하는 가구 비중은 3.8%였다. 1년 전(3.6%)보다 0.2%포인트 증가해 2017년 이후 7년 만에 처음으로 상승했다.
유형별로 면적 기준 미달 가구 비중은 수도권(3.8%)이 가장 높았고, 시설 기준과 침실 기준 미달 가구는 도 지역(각각 2.8%, 0.2%)이 가장 높았다.
지난해 사교육 참여율은 75.7%로 1년 전보다 4.3%포인트 감소했다. 전체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도 45만8000원으로 3.5% 줄었다. 다만 고소득 가구일수록 사교육비 지출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여 ‘사교육 양극화’ 현상이 뚜렷했다.
지난해 자기 삶에 만족한다고 답한 비중은 80.8%로 1년 전(75.6%)보다 5.2%포인트 늘었다. 삶의 만족도는 저소득층일수록 낮은 경향을 보였다. 월소득 500만원 이상~600만원 미만인 응답자가 85.5%로 가장 높았고, 100만원 미만에선 63.6%로 가장 낮았다. 100만원 이상~300만원 미만인 응답자의 삶의 만족도는 70%대에 머물렀다.
여행은 코로나19 대유행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지난해 13세 이상 인구 중 70.2%가 지난 1년간 국내를 여행한 경험이 있었다. 2년 전 조사(66.7%)보다 3.5%포인트 높아졌다.
해외여행을 다녀온 사람 비율은 31.5%로 2년 전(15.1%)의 2배 이상으로 늘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란이 미국 빅테크 기업들에 ‘보복 공격’을 예고한 이후 처음으로 바레인에 위치한 아마존 소유 시설에 대한 공격을 실행했다. 미국이 중동 지역에 집중적으로 투자한 정보통신기술(ICT)·인공지능(AI) 인프라가 이란 전쟁에서 취약한 고리로 등장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바레인 내무부는 1일(현지시간) 이란의 공격을 받은 한 기업 시설에서 발생한 화재를 진압했다고 밝혔다. 바레인 정부는 구체적인 회사명을 밝히지 않았지만, 파이낸셜타임스는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바레인에 위치한 아마존웹서비스(AWS)의 클라우드 시설이 이란의 드론 공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란 현지 언론들도 이란군이 바레인의 ‘데이터 허브’ 격인 최대 통신업체 바텔코 내부의 AWS 시설에 드론 공격을 가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이란 혁명수비대는 1일부터 미국 빅테크 기업 18곳(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애플·구글·팔란티어·엔비디아·IBM·오라클·테슬라 등)에 공격을 가하겠다고 예고했다. 지난달에도 바레인과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 있는 아마존 데이터센터 등이 이란의 공격을 받았다.
중동의 AI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컴퓨팅 설비가 이란의 표적으로 부상한 것은 AI 기술이 전쟁의 양상을 송두리째 바꿔놓은 것과 관련이 있다. 미 국방부는 팔란티어가 구축한 ‘메이븐 스마트 시스템’을 기반으로 이란 공격을 시작한 지 24시간 내에 이란 지도부 등 약 1000여개의 표적을 공습했다. 혁명수비대는 “미국의 ICT·AI 기업들이 테러 작전에서 표적을 설계·추적하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면서 보복 공격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란은 빅테크들이 이스라엘 정부·군·방위산업체와 맺은 긴밀한 관계도 공격 이유로 내세우고 있다. 구글과 아마존은 이스라엘 국방 당국과 10억달러(약 1조5000억원)규모의 AI·클라우드 컴퓨팅 계약 ‘프로젝트 님버스’를 체결했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걸프 지역 국가들에 경쟁적으로 건설된 AI 데이터센터 등 기반 시설이 새로운 전쟁 양상에서 “전략적 표적”이 됐다고 지적했다. 데이터센터가 단순히 기업 자산이 아니라 국가안보 차원의 리스크로 떠오른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중동 AI 인프라 구상의 취약성이 드러났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은 중국과의 AI 경쟁에서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 중동 지역 데이터센터 건설에 거액을 투자했다.
영국 퀸즈대 벨파스트의 루크 모펫 교수는 국제법을 다루는 온라인플랫폼 ‘오피니오 주리스’에 기고한 글에서 데이터센터에 대한 무차별 공격이 교통·상하수도·전력 등 공공 인프라나 의료시설, 인도주의 단체들의 물류·통신망을 차단할 수 있다며 “국가는 민간인 보호 의무의 일환에서 민간 데이터센터와 군사 킬체인에 활용되는 데이터센터를 물리적으로 분리할 예방적 의무를 지닌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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